사망 179명 중 141명 신원확인…유해 격납고 등에 임시 안치
[서울이코노미뉴스 김보름 기자]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의 조종사가 사고 4분 전 조류 충돌(버드 스트라이크)로 인한 메이데이(조난) 신호를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는 3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주종완 국토부 항공정책실장 주재로 진행한 브리핑에서 "사고기 조종사가 오전 8시 59분에 조류 충돌에 따른 메이데이를 선언하고 복행(착륙하지 않고 고도를 높이는 것)을 했다"면서 "당시 보낸 신호가 처음이자 유일한 조류 충돌 신호"라고 설명했다.
무안공항 관제탑은 이보다 2분 전인 오전 8시 57분 조류 활동(충돌) 경고를 했고, 2분 뒤 조종사는 '메이데이, 메이데이, 메이데이'를 외쳐 조난 신호를 보낸 뒤 '버드 스트라이크, 버드 스트라이크, 고잉 어라운드'라고 통보했다는 것이다.
사고기는 이후 9시 당초 착륙하려던 활주로 방향(01활주로)의 반대쪽에서 진입하는 19활주로를 통해 착륙을 시도했고, 9시 3분쯤 랜딩기어가 펼쳐지지 않은 상태에서 동체착륙을 하다가 사고를 당했다.
국토부는 "복항하는 과정에서 어느 순간 관제사와 소통이 원활하지 않고 착지하게 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토부는 또 "사고기가 착륙하는 도중 전원이 셧다운 된 게 아닌가하는 주장도 있다"면서 “정확한 것은 자료를 더 조사해 분석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국토부 유경수 항공안전정책관은 이어 사고 여객기가 활주로 3분의 1지점에 착륙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활주로 시작점에서 약1.2km가 지난 지점에서 항공기가 동체착륙을 했고, 약1.6km를 미끌어져 나간 후 활주로 끝단에서 251m 떨어져 있는 단단한 구조물에 부딪혀 폭발이 일어났다는 것이다.
사고 여객기가 충돌한 단단한 구조물은 항해안전시설 한 종류인 로컬라이저(착륙 유도 안전시설)로 “국내 다른 공항에도 있다”고 유 정책관은 말했다. 여수공항이나 무안공항은 구조물처럼 둔덕에 설치된 형태이고, 김포공항과 대구공항에는 지면에 설치돼 있다는 것이다.
유 정책관은 동체 착륙 시 지상에서 활주로에 거품을 뿌리는 등의 대비가 필요하지 않느냐는 지적에 대해 “통상 거품을 뿌렸지만 당시엔 뿌릴 여유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부는 이날 오전 사고 여객기에서 수거한 블랙박스 두 개를 김포 시험분석센터로 보냈다. 블랙박스는 음성기록장치(CVR)와 비행기록장치(FDR)로 CVR은 기장과 부기장의 대화를 비롯해 관제탑과의 교신 내용, 항공기 작동음 등을, FDR은 사고 항공기의 비행 경로와 각 장치 작동 상태를 각각 기록한다.
다만 FDR은 연결부가 일부 훼손된 상태여서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로 보내 조사를 맡겨야 하기 때문에 시간 소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국토부는 “전문가들이 어떤 부분이 훼손됐는지, 훼손됐지만 어느 정도 데이터를 추출할 수 있을지 등 선별작업을 먼저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고현장에서는 탑재용 항공일지도 회수됐다.
이날 오전 현재 사망한 179명 가운데 141명의 신원이 잠정 확인됐다. 유해는 격납고 등에 임시 안치됐다.
사고 수습 당국은 "임시 안치소에 모신 인원은 현재까지 165명"이라면서 "수사기관의 검시 등을 마쳐 시신 인도 준비가 끝났을 때 가족들에게 추가 연락을 드릴 것"이라고 밝혔다.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한 분향소는 전국 17개 시도마다 최소 1곳 이상 설치, 운영되고 있다.
분향소 운영 기간은 정부가 국가 애도 기간으로 정한 1월 4일까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