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는 사퇴한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의 후임으로 진웅섭 현 정책금융공사 사장을 금융감독원장으로 임명 제청했다고 18일 밝혔다. 최 원장이 지난 16일 신제윤 금융위원장에 사표를 제출한 지 이틀 만이다. 정부가 금융권 신뢰회복을 위해 인적쇄신 카드를 꺼냈다는 평가다.
진웅섭 정금공 사장이 금감원장에 오른 배경으로는 특유의 우직함이 꼽힌다. 진 내정자는 2012년7월 이명박 정부 말기 새누리당 수석전문위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1급 차관보급에 해당하는 자리였지만 일반적으로 정권 말기 여당 전문위원은 꺼리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진 내정자는 수많은 정책 아이디어를 내며 새누리당 주요 인사들과 친분을 쌓았다. 산업은행과 통합을 앞두고 ‘1년짜리’ 사장이라며 피하던 정책금융공사 사장직에 나선 것도 금융위와 정부의 마음을 흔들었다. 카드정보유출사태와 KB금융 사태까지 올해 시장의 신뢰를 잃으며 금융감독당국의 위신이 땅에 떨어진 상황에서 금융위가 시장 신뢰회복을 위한 특급 소방수로 ‘진웅섭 카드’를 꺼내 들었다는 게 금융당국 안팎의 해석이다.
진 금감원장 내정자는 이날 “급변하는 금융환경에 맞춰 금감원의 새로운 도약과 신뢰 제고를 이끌어나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진 내정자는 1959년 생으로 고졸 검정고시를 거쳐 건국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행정고시 28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재무부 관세국, 이재국, 금융감독위원회 혁신행정과장을 거쳐 금융위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사무국장, 금융위 대변인, 자본시장국장, 금융정보분석원장 등 주요 보직을 두루 역임하고 올 2월부터 한국정책금융공사 사장직을 수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