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의 난 10년’ 당사자인 차남 법적 대응 가능성은 ‘변수’
[서울이코노미뉴스 김준희 기자] 효성그룹이 다음 달부터 ㈜효성과 HS효성 등 2개 지주회사로 재편된다.
조현준 회장과 조현상 부회장의 '형제 경영'에서 '독립 경영'으로, 사실상 계열 분리에 들어가는 것이다.
효성은 14일 서울 마포구 효성빌딩에서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 분할계획서 승인 안건이 출석 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과 발행주식총수의 3분의 1 이상 찬성으로 원안대로 승인됐다고 밝혔다.
이날 승인에 따라 7월 1일자로 효성은 기존 지주사인 ㈜효성과 신설 지주사 HS효성 등 2개 지주사 체제로 재편된다. 분할 비율은 순자산 장부가액 기준으로 ㈜효성 0.82 대 HS효성 0.18이다.
효성은 지난 2월 이사회에서 효성첨단소재를 중심으로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HIS), 효성토요타 등 6개사에 대한 출자 부문을 인적 분할해 신규 지주회사를 설립하는 분할 계획을 결의했었다.
재계에서는 2개 지주사가 공식 출범하고 조 회장과 조 부회장이 서로 지분을 정리하면 완전한 계열 분리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규영 ㈜효성 대표이사 부회장은 이날 주총 인사말에서 "이번 지주사 분할은 그룹의 경영 안정성을 확보하고, 기술혁신 등으로 장기적인 성장과 주주가치 제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어 "각 계열사는 전문성 강화와 간소화된 의사결정 체계로 시장의 변화에 빠른 대응이 가능하고, 브랜드 이미지가 제고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 부회장은 "신설지주사 'HS효성'은 모빌리티, 친환경 소재 등 다양한 신사업과 인수·합병(M&A) 등 글로벌 일류 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면서 "회사를 더욱 발전시키고 높은 성과를 이뤄 주주가치를 극대화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2개 지주사로 재편되면 조현준 회장은 기존 지주인 ㈜효성과 효성티앤씨, 효성중공업, 효성화학을 맡게 된다.
이에 앞서 HS효성 대표이사로 내정된 조현상 부회장은 신설 지주인 HS효성과 효성첨단소재를 이끌며 성장 잠재력을 갖춘 사업을 중심으로 내실을 다질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에서는 얼마 전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의 별세에 따른 지분 상속 절차가 사실상 일단락되며 독립 경영 체제를 구축하는 기반이 마련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조 명예회장이 생전 보유했던 효성그룹 계열사 지분은 ㈜효성 10.14%, 효성중공업 10.55%, 효성첨단소재 10.32%, 효성티앤씨 9.09% 등이다.
지분 상속으로 장남인 조현준 회장의 ㈜효성 지분은 종전 22.59%에서 33.03%로, 효성티앤씨 지분은 14.59%에서 20.32%로 증가했고, 3남인 조현상 부회장의 효성첨단소재 지분도 종전 12.21%에서 22.53%로 늘어났다.